제22회 서울코다이싱어즈 정기연주회: Liszt 대서사시, Via Crucis (십자가의 길) 포스터

서양음악(클래식) · 공연예정

제22회 서울코다이싱어즈 정기연주회: Liszt 대서사시, Via Crucis (십자가의 길)

영산아트홀 (영산아트홀) · 서울특별시

공연 기간
9. 1 (화)
공연 시간 안내
화요일(19:30)
러닝타임
1시간 40분
티켓 가격
R석 70,000원, S석 40,000원, A석 30,000원
관람 연령
만 7세 이상
출연
조현철, 서유진 등
제작진
조홍기 등
기획·제작
(사) 한국코다이협회
소개
[공연소개] Franz Liszt 리스트 대서사시 〈Via Crucis〉 화려함을 버린 리스트의 가장 극적인 종교음악 리스트의 《Via Crucis》는 예수 그리스도가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지는 순간부터 무덤에 안치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종교음악이다. 서주와 십자가의 14처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약 30분 동안 인간의 고통과 연민, 죽음과 구원의 의미를 응축해 보여준다. 이 작품은 극적인 사건을 다루지만 외형적인 화려함이나 과도한 감정 표현에 기대지 않는다. 리스트는 찬란한 관현악의 색채와 낭만주의적 격정을 내려놓고, 단순한 선율과 절제된 화성, 불협화음과 긴 침묵을 통해 예수의 수난을 묘사했다. 화려함을 제거했기에 오히려 고통은 더욱 직접적으로 다가오며, 음과 음 사이의 침묵은 말보다 깊은 종교적 울림을 남긴다. 《Via Crucis》는 리스트가 자신의 생애 후반에 도달한 신앙적·음악적 세계를 집약한 작품이다. 그는 1866년 이 작품의 첫 구상을 시작했으며, 1876년부터 1877년 사이에 본격적으로 작품의 구조를 구체화했다. 1878년 로마 인근 티볼리에서 작품을 완성한 뒤 여러 차례 수정해 1879년 2월 부다페스트에서 합창과 오르간을 위한 최종 형태를 마무리했다. 작품에는 중세 라틴 찬가와 성서의 수난 구절, 독일 루터교 코랄이 사용됐다. 특히 바흐의 《마태수난곡》으로 널리 알려진 코랄 선율이 인용돼, 오랜 교회음악의 전통과 리스트의 대담한 후기 음악어법이 한 작품 안에서 만난다. 그러나 당시의 출판계는 이 작품을 지나치게 파격적이고 기존 종교음악의 형식에서 벗어난 작품으로 판단했다. 리스트가 생전에 출판을 추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작품은 오랫동안 제대로 연주되지 못했다. 오늘날 《Via Crucis》는 시대를 앞선 화성과 침묵의 미학을 보여주는 리스트 후기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낭독과 음악이 이끄는 14가지 십자가 상황의 순례 이번 무대는 단순히 작품을 연주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십자가의 각 장면을 설명하는 엄숙한 낭독과 예수의 고통과 인간의 내면을 음악과 함께 진행된다. 서주 ‘Vexilla Regis’에서는 어둠 속에 십자가의 윤곽이 떠오르고, 이어지는 14처에서는 사형선고, 십자가를 짊어짐, 세 차례의 넘어짐, 성모와의 만남, 시몬의 도움, 베로니카, 예루살렘의 여인들, 옷을 벗김당함, 못 박힘, 죽음과 매장에 이르는 수난의 길이 펼쳐진다. 낭독자는 각 장면을 길게 해설하지 않는다. “죄 없으신 주님께서는 자신을 변호하지 않으시고 인간의 판단 앞에 서 계십니다”, “세상은 주님의 몸을 묶지만 사랑은 묶지 못합니다”와 같은 짧고 절제된 문장으로 청중이 음악 속 장면에 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합창과 오르간, 피아노, 낭독, 움직임과 빛이 하나가 되면서 청중은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걷는 존재로 초대된다. 마지막 제14처가 끝난 뒤에도 음악은 곧바로 박수나 극적인 결말로 이어지지 않는다. 무대는 침묵 속에 머물며, 청중에게 고통과 죽음, 기다림과 신앙의 의미를 스스로 되새길 시간을 남긴다. 부활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면서도 그 너머의 빛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 이 작품의 특별한 힘이다. 코다이의 합창과 헝가리 민족정신 헝가리와 한국의 대표적인 민족음악을 함께 소개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리스트의 깊고 고독한 종교적 묵상에 이어, 민족의 언어와 삶이 공동체의 노래로 확장되는 구성이다. 헝가리 음악으로는 졸탄 코다이의 **《Pange Lingua》**와 **《Ave Maria》**가 연주된다. 코다이 특유의 단순하면서도 엄격한 대위적 합창기법과 절제된 화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화려한 효과보다는 인간의 목소리가 지닌 순수함과 내면의 깊이를 통해 경건한 종교적 분위기를 형성한다. 코다이는 “음악은 모든 사람의 것”이라는 신념 아래 민요를 민족의 음악적 모국어로 바라보았다. 그의 합창곡에는 헝가리 민요의 자연스러운 억양과 선율의 흐름이 스며 있으며, 민족 고유의 음악적 언어를 예술합창의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공연에서 리스트와 코다이는 서로 다른 시대의 작곡가로 소개되지만, 두 사람의 음악은 헝가리의 역사와 신앙, 인간의 고통과 공동체 정신이라는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세월이 흘러도 빛나는 주옥같은 한국 민족가곡 한국인이 오랫동안 사랑해 온 민족가곡들로 채워진다. 《선구자》, 《청산에 살리라》, 《보리밭》, 《그리운 금강산》, 《님이 오시는지》, 《희망의 나라로》가 합창과 피아노로 연주된다. 이 작품들은 단순히 오래된 가곡의 모음이 아니라, 한국인의 역사와 자연, 그리움과 희망이 축적된 음악적 기록이다. 《선구자》는 나라와 민족을 향한 굳은 의지와 기상을, 《청산에 살리라》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싶은 인간의 순수한 소망을 노래한다. 《보리밭》에는 고향 들녘의 따뜻한 기억과 소박한 삶의 정취가 담겨 있으며, 《그리운 금강산》은 분단으로 갈 수 없게 된 아름다운 산하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전한다. 《님이 오시는지》는 기다림의 정서를 섬세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풀어내며, 《희망의 나라로》는 시련을 넘어 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공동체의 의지를 힘차게 노래한다. 특히 한국가곡은 무대 위 합창단만의 연주로 끝나지 않는다. 곡의 특성에 따라 독창과 합창을 결합하고, 마지막 절에서는 관객도 함께 노래하도록 구성해 공연장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합창공동체로 만든다. 해설을 통해 작품이 탄생한 배경과 노랫말의 의미도 소개한다. 이는 가곡을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다시 함께 부르게 하려는 서울코다이싱어즈의 음악적 철학을 보여준다..